환절기 건강, 다들 안녕하신지요?
저희 호흡기내과 클리닉에도 감기, 코로나, 독감 등 상기도 감염뿐만 아니라 폐렴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먼 길을 달려 병원을 찾아주신 환자분들을 진료해 내느라 녹초가 되었습니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그 와중에 우리 사회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는 불청객이 있는데요. 바로 Mpox 입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배포된 공문의 일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최근 해외여행력이 없는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가 증가*됨에 따라, 4월 13일부터 엠폭스 위기경보 수준이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대응조치를 강화하였으며 이의 일환으로 국내 감시 강화를 위해 의료기관 안내사항을 전달드립니다. "
저희 병원에서도 이와 관련된 감염관리회의를 시행하였고, 며칠 전 저에게도 원숭이 두창 의심환자가 입원하여 내심 긴장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제 환자분은 엠폭스 음성 판정을 받고 다음 날 퇴원 조치되었지만 말입니다.
아래의 국내 질병관리청 엠폭스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사이에 스멀스멀 누적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엠폭스(Mpox)는 원숭이 두창(monkeypox) 등으로 불리다가 2022년 11월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의해 Mpox로 그 명칭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의료인인 저에게도 생소한 그 Mpox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Mpox 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을 의미합니다.
최근 확인된 바이러스는 아니고, 1958년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사육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합니다. 주로 중앙 및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 우림지역에서 발생해 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바로! 2022년 5월 이후 엠폭스의 풍토국이 아닌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행을 하여 감염사례와 발생지역이 확대되었고, 그 이후로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 판데믹의 충격으로부터 막 헤어 나오려고 할 때였기 때문이었죠.
감염경로가 어떻게 되나요?
개인적으로는 감염경로에 가장 관심이 먼저 갑니다. (저에게 어떻게 이놈들이 들어올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에 동시 감염을 일으키는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설치류, 원숭이 등), 감염된 사람 또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할 경우 감염이 가능합니다. 또한 감염된 산모의 태반을 통해 모체-태아 수직감염이 발생 가능합니다.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병변과의 직/간접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고요. 또한 감염환자의 체액, 병변이 묻은 린넨, 의복 등의 매개체를 통해서도 전파 가능합니다. 이것이 성관계 등으로 직접 전파가 가능했던 이유입니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이 코, 구강, 인두, 점막 등의 비말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합니다. 공기전파도 미세 에어로졸을 통해 가능하나 흔하지는 않습니다.
'감염 환자의 피부병변, 의복이나 이불, 비말을 통해 주로 전파가 가능하겠구나.'라고 요약이 됩니다.
잠복기는 얼마나 되나요?
평균적으로는 노출 후 6~13일의 잠복기가 보고 되었고, 길게는 5~21일까지 가능합니다.
어떤 증상들이 생기나요?
보통, 감기 몸살 증상(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호흡기증상 등)이 먼저 나타나고 1-4일 뒤에 발진이 나타난다.
라고 알고 있으면 되겠습니다. 다만 최근 유행 중인 엠폭스는 발진이 나타나기 전 전구기(발열)가 없거나, 발진 후에 전구기(발열 등)가 나타나는 등 그 임상양상이 다양하다고 합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배포된 공문의 사례들을 보니 실로 그 양상들이 다양해 보였습니다.
발진의 양상은 어떤가요? 자세히 알려주세요. (사진 혐오 주의)
발진은 주로 얼굴, 입, 손, 발, 가슴, 항문생식기 근처에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대개 붉은 반점에서 시작하여 구진, 수포, 농포, 가피를 거치는 여러 단계로 진행이 되며 초기에는 단순 뾰루지나 물집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통증 또는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의사들에게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수두, 홍역, 옴, 매독 등과 감별진단을 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임상경과는 어떻게 되나요? 많이 위험한가요..?
다행히 2022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발생 중인 엠폭스는 대부분 2-4주 후에 자연 치유되며, 치명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면역저하자, 7세 미만 소아, 습진 병력, 임신 및 모유 수유자에서는 중증도가 높아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감염된 환자의 검체(피부병변체액, 피부병변조직, 가피, 구인두도말, 혈액 등)에서 유전자 검출을 통해 확진합니다. 이번 저희 지역 의심환자의 경우에는, 병원 의료진이 환자 피부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보건소 담당자분이 채취한 검체를 수거해서 검사를 수행해 주셨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바이러스 치료제를 투여받아야 하나요?
우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대부분 젊은 환자들은 감기약만 먹고도 잘 넘어가는 것을 경험하셨지요? 엠폭스도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그저 경과를 지켜보거나,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한 대증치료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만, 환자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항바이러스제(테코비리마트) 적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테코비리마트라는 약제가 Variola virus에 의한 small pox의 치료로 개발된 약제이고, 치료 효과나 임상정 유용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환자에게 기대되는 임상적 유익성이 위해성을 상회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게 됩니다.
전염성이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는 감염력이 소실될 때까지(피부병변의 가피가 탈락되고 새로운 피부형성) 1인실 격리 입원 치료를 받게 됩니다. 국가지정병상에서요. 의심 환자의 경우에는 1인실 격리병상 배정 후 검체 채취하여 검사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격리를 유지하여야 합니다.
엠폭스,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바로 '예방접종'입니다. 3세대 두창 백신은 효과성이 입증되어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두창과 엠폭스 백신으로 승인한 바 있습니다. 현재도 엠폭스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진, 엠폭스에 노출된 사람 등을 우선 대상으로 하여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모든 국민이 맞아야 할 정도의 유행은 아니라고 보기에 제한된 집단에 한해서만 신청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감염된 혹은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또는 동물과의 직, 간접적 접촉을 피하고 환자가 사용한 물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본적인 손위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배포한 자료를 중심으로 엠폭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얕은 내용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환절기 건강 조심하고,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ference)
1. 질병관리청 엠폭스 개요
2. CDC 홈페이지 배포자료
3. WHO 홈페이지 배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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