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혈압과 맥박을 시시각각 관찰하는 장치들이 달려 있었다. 머리 옆에서는 혈액투석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고, 각종 기계음들이 날카롭게 들려왔다.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분위기를 보니, 내 상태가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했다. 신장내과 선생님께서 내 주위에서 차트를 넘겨 보고 계셨고, 아랫년차 전공의 여선생님이 침대 맡에 서 있는 걸 보니 내 담당의사인 것 같았다. 내가 말을 하는 도중에도 중간중간 기억이 끊겼다. 그때마다 모니터 상의 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한 번은 모니터링 기계에서 큰 경고음이 울리더니 다들 달려들어 나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려던 것을 손사래 쳐서 말리기도 했다. "저 의식이 있어요!" 화장실에 작은 볼 일..